◇ 기대와 믿음을 분리하면 아이의 행동도 다르게 보일 것세상을 살면서 기대를 안 할 수는 없습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타인들의 이야기와 나 자신을 두고 나의 현재 위치를 가늠하기도 하는 긍정적인 기능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한 기능보다는 빨리 그 자리에 도달하고 싶은 욕망이 앞선다면 보채거나 안달이 날 수밖에 없죠.
아이들에 대한 기대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인 자신이 아이에게 바라는 기대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하셔야 하죠. 그것은 아이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인 자신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고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빠르고 높은 성과를 내기를 바라는 기대는 줄어들 겁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에 대한 기대라면 우리는 언제나 실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아이와 동행하는 부모로서 우리는 어떤 기대를 나와 아이에게 하고 있는지 점검을 해 보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반면에 믿음은 조건이나 계산이 필요 없습니다. 그러므로 화를 낼 이유도 없고, 기다리지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어떤 모습이든 나는 내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을 잘 하기 때문에 아이를 사랑한다는 말과는 다릅니다.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축복이며 그 아이의 삶도 축복입니다. 귀한 축복의 장에 비교대상이 있어서는 안 되며, 기대에 저버렸다고 불평을 하거나 실망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그래서 인간세상의 잣대로 아이를 평가하는 말은 삼가야 합니다.
"뭐가 될래?"
"하는 일마다 왜 그 모양이냐?"
"도대체 잘 하는 것은 뭐니?"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어!"
"누구 좀 봐라."
기대를 빼버리고 믿음만 가지고 있으면 이런 말들은 나오지 않습니다. 온전히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사랑이 되도록 부모인 우리는 함께 겪어가면서 적절한 때에 코치해주고 인간이 살아가야 하는 올바른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책을 같이 읽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기대와 믿음이 혼돈이 되기 때문에 '자식에게는 욕심이 있어서 화를 낼 수밖에 없다'는 어리석고 정체불명인 말을 하곤 합니다. 기대와 믿음을 분리하면 아이도 아이의 행동도 다르게 보일 겁니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출처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http://www.ibabynews.com)